쌈닭

등록일: 2014-01-10 08:13:16 , 등록자: 곽봉호

주나라에 기성자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임금의 명을 받아, 싸움닭을 훈련시켰다.
열흘이 되었을 때, 임금이 물었다.
“닭이 이제 싸울 만하게 되었느냐?“
“아직 멀었습니다. 지금은 공연히 뽐내며 자기 기운을 믿고 있습니다.“
다시 열흘이 지나, 임금이 또 물었다.
“이제는 싸울 만하느냐?“
“아직 멀었습니다.
다른 닭을 보거나 그 울음소리를 듣기만 해도 당장에 싸우려 덤빕니다.
그래서는 이길 수 없습니다.“

다시 열흘이 지났다.
임금이 물었다.
“이제는 싸울 만하게 되었겠지?“
“아직 안됩니다. 다른 닭을 보면 여전히 노려보며 성을 냅니다.“

다시 열흘 뒤에 임금이 물었다.
“이제는 되었느냐?“
그러자 기성자는 대답했다.
“이제는 되었습니다.
다른 닭이 울음 소리를 내어도 태도가 변하지 않습니다.
마치 나무로 만든 닭처럼 표정이나 태도에 변화를 보이지 않습니다.
그것은 덕이 온전해진 까닭입니다.
큰 덕을 갖추게 되면 다른 닭이 감히 덤벼들 생각도 하지 못하고,
보기만 해도 도망쳐 버립니다.
이 정도가 되어야 비로소 싸움닭으로 으뜸자리를 차지할 수 있습니다.“